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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캔버스에 새로 그린 노래는 아니다. <빛23>은 백현진이 2019년에 발표한 <빛>과 같은 가사를 공유하는 두 번째 버전이다. 같은 곡을 수없이 반복해 새로 건축한 소리를 담았다. 저음부의 굵은 발자국으로부터 조심스레 그리고 촘촘히 쌓아올린 소리다. 영무(靈踊)를 추듯 느리게 감정을 꾹꾹 눌러 담은 이 노래로 백현진은 우리의 후회와 슬픔을 모두 가져가려 작정한 것 같다.
언제나 그래왔듯, 그는 자신의 몸 안에 다른 영혼을 깃들게 하여 노래로 내어놓는 유형의 아티스트다. 어느 때는 다른 이의 울음을 자신의 목소리로 터트렸고 때로는 스스로 무생물인 악기가 되어 울림을 쏟아냈다. 이번에는 마치 이 곡을 듣는 모든 이들의 토로를 대신하듯 노래한다. 현실에 발붙인 사람들의 삶을 곱씹어, 우리 자신의 이야기를 우리에게 담담한 어조로 돌려준다.
여전히 인위적인 과장이나 감정의 고양은 없다. 그러나 이 노래 안에는 우리가 삶을 이어가야 하기 때문에 짊어져야만 했던 모든 것이 들어있다. 6분 24초 동안 흐르는 빛의 세례에 깊이 잠겼다가 그 모든 것과 작별하고 돌아올 때, 깨끗이 씻긴 우리의 삶은 더이상 이전과 같지 않다. 물론 우리는 계속 삶을 이어가야 하고 또 다른 슬픔을 마주하게 될 테지만, 그럴 때마다 우리는 두 곡의 <빛>을 다시 재생할 수 있을 것이다.
손이상/ 문화평론가
[Credit]
Artwork Directed by 백현진
Artwork by Gregory Ayala
01 빛23
Produced by 백현진
Composed & Lyrics by 백현진
Recorded by 이성록 at 청홍 스튜디오
Mixed by 백현진
Mastered by Chab at Chab Mastering, Paris
Arranged by 백현진, 이태훈, 전제곤, 김오키, 진수영, 김다빈
Played by 백현진(Vocal, Synth), 이태훈(Guitar), 전제곤(Double bass), 김오키(Saxophone), 진수영(Mellotron), 브라이언 신(Trumpet), 김다빈(Drums)
02 빛
Produced by 백현진, 조웅
Composed & Lyrics by 백현진
Recorded, Mixed & Mastered by 이성록 at 청홍 스튜디오
Arranged by 백현진, 이태훈, 김오키, 진수영
Played by 백현진(Vocal, Synth, Clap), 이태훈(Electric Guitar, Clap), 김오키(Tenor Saxophone, Clap), 진수영(Mellotron, Clap), 브라이언 신(Sousaphone,Trombone), 조웅(Clap)
Presented by 두루두루 아티스트 컴퍼니
Distributed by MOrecor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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