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be p=”채무는 또 늘었지만… 이번엔 정규로 갚는다
“정말 빚 많이 진 녀석들이 나타났다. 브리티시 하드록, 산울림, 섹스 피스톨즈와 그린 데이, 크라잉넛과 장기하까지 다 듣고 자란 아이들이 그 모든 음악적 계좌에서 과감하게 대출한 끝에 여기 21세기 MZ세대, 유튜브 세대다운 하이브리드를 만들어 냈다. 이건 진정한 ‘영끌락’이라고나 할까. 그들만의 좌절감과 절망감을 유머 감각의 튀김옷에 굴려 독설로 튀겨냈다. 과연 채무자들은 빚을 갚을 수 있을까. 아니면 신불자가 될까. 이들의 ‘영끌락’은 ‘영끌세대’의 송가가 될 수 있을까. 동세대 청중들의 클릭에 달렸으니 후달린다. 후달려 마구 달리는 채무자들의 영끌락이다.”
– 성기완(시인, 뮤지션, 밴드 트레봉봉 멤버)
첫 EP 발매 후 일 년 반이 지났다. 한때 정규 앨범 발매가 목표처럼 보였으나, 이제는 시작점이 되었다. 채무자들은 그동안 자신을 기다려 준 사람들에게 다시금 빚졌다는 입장을 표했다.
EP [디폴트]의 4곡을 전부 재녹음해 정규앨범에 다시 실었다. 그간 이 곡에 대한 마음부터 연주하는 악기까지 많은 것들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재녹음에 대한 이견은 없었다. 채무자들의 공통된 입버릇처럼 ‘이번엔 제대로’ 해보기 위해서다. 다만 신곡의 작사, 작곡, 후반 작업까지 모두가 참여하는 민주적인 기조만큼은 바뀌지 않았다.
첫 정규앨범에는 자극에 대한 내면을 그리는 곡들이 담겨있다. 일이 잘 안 풀리는 먼 친구의 한때를 지켜보듯, 어떤 때는 피식하는 웃음을, 어떤 때는 깊은 심호흡을 새어 나오게 한다.
다만 연주와 곡 진행은 ‘내면 들여다보기’라는 주제와는 거리가 멀다. 그렇기에 더욱 가사의 맛과 연주의 맛, 그리고 그 간극의 감칠맛도 함께 즐길 수 있다. 마치 의도한 것처럼 보이지만 의도한 것은 아니고, 채무자들의 음악이 원래 그렇다.
한편, 정규 앨범[채무자들]의 제작비는 EP[디폴트]에 비해 대폭 늘었다. 또 이름 따라갔다.
[트랙소개]
1. 사랑과 평화
사랑과 평화라는 잔잔한 강물 아래에는 서로 부딪힌 수많은 사람들의 조각난 마음이 모래와 돌덩이처럼 가라앉아 있습니다.
2. 아홉수(2023)
한국 말고 그 가까운 일본이나 중국에조차 아홉수라는 범국가적인 징크스가 있는지는 모릅니다. 아무튼 이 아홉수를 겨우 두 차례 지나긴 지났습니다.
3. 5510
일방통행도 사랑일 수 있습니다. 다만 안전속도와 주행거리를 잘 유지할 수 있을 때의 얘깁니다.
4. 나는 왜(2023)
어떤 장소를 가든 무조건 있는 게 의자입니다. 가끔은 ‘앉아도 되나?’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의자를 만나기도 합니다.
5. 더러운 노래(2023)
끝난 사랑을 애도하는 방식은 제각각입니다. 이렇게 격하지만 말 많은 애도를 했던 모든 분들과 함께하고 싶습니다.
6. 86(2023)
앉거나 누워 있는 사람들은 오히려 마음이 더 조급하거나 불안하기 때문에 그렇게 한다는 주장에 대해 적극적으로 공감합니다.
7. 돛대
그 중요한 돛대를 차마 지켜내지 못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거절하지 못하고 웃으며 돛대를 내준다 하더라도, 속마음은 꽤 복잡할 수 있습니다.
8. 우리는 모두 지나가버린 자리에서 개처럼 짖는다
모두 지나가버린 자리에 남아있는 건 유쾌한 일만은 아닙니다. 그래도 그 자리에 몇 마리가 같이 남아있다면 시원하게 같이 짖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9. 상대
취기가 올라오면 마음이 넓어지는 듯하지만 이내 감정은 격해집니다. 그보다 더 취하면, 자리에 늦은 사람에게는 한없이 마음이 좁아집니다. 감정은 더 격해집니다.
펼치기” a=”채무자들” y=”1JCJHoZh-iA” b=”채무자들” c=”사랑과 평화|아홉수(2023)|5510|나는 왜(2023)|더러운 노래(2023)|86(2023)|돛대|우리는 모두 지나가버린 자리에서 개처럼 짖는다|상대” d=”YG PLUS” e=”2023.07.31″ f=”인디음악|록/메탈” g=”11295927″ t=”3″ i=”caemujadeul” j=”채무자들” k=”caemujadeul” l=”yg-plus” m=”indieumag|rog-metal” n=”|1|1|1|1|1|1|1|1″ o=”caemujadeul” 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