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be p=”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이라는 것이 있다. 나를 알아봐 주었으면 하는 마음. 밤새도록 곁에 있고 싶은 마음. 곁에 있으면서도 기다리는 마음. 내내 생각하고, 준비하고, 마침내 마주쳤을 때 조금 당황하면서도 기쁜 마음. 그리고, 그 마음이 지나간다. 지나가는 것을 바라보는 시간이 온다.
이 노래의 첫마디는 내가 “좋아했던 거” 알고 있지요? 라고, 과거형으로 시작한다. 환하지만 조금도 들떠있지 않다. 다정하지만 어딘가 가슴 한켠이 아릿하다.
이제는 과거형이 된 마음을 반추하는 마음은, 모든 계절 중에서도 요즈음 같은 봄날과 가장 닮았을 것이다. 겨울을 기억하기에 귀하게 맞이하는 봄. 옷깃을 여미고 있지만 따뜻하다고 느끼고, 거의 만져질 것처럼 명백한 봄 햇볕이 아름다워 문득 아득해지는 요즘같은 봄날 말이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은 보편적이지만, 어떤 방식으로 좋아하는가는 그 사람이 누구인지를 설명한다. 책을 선물하고 싶어 가방에 내내 넣어 다니는 사람, 만날 날을 기다리며 만나지 않는 날들을 채우는 사람이었던 과거의 자기 자신을, 이 노래는 다정하게 바라봐 준다.
이주영의 새 싱글 <꽃>. 이미 재생 버튼을 누르고 노래를 듣기 시작한 사람들에게, 사실 이런 소개 글은 불필요할 것이다. 내가 좋아했던 거 알고 있지요? 하는 짧은 한 마디에 싣고 싶었을 그 모든 흐드러진 마음의 무게를, 곧바로 느낄 수 있다. 여러 색으로 흔들리며 피어나 어느새 꽃밭을 이루듯 펼쳐지는 이주영 자신의 코러스, 가만가만 신중하게 선택된 기타 아르페지오의 적확한 보이싱까지, 모두 아름답다. 그 아름다움이 끝나는 것이 아쉬워서 반복해서 다시 듣게 된다.
살아가기 위해서는 아름다운 것이 필요하다. 그래서 노래의 제목이 <꽃>이 되었을 것이다. 꽃- 이- 피- 었- 던- 시간은 느리고 눈에 보이지도 않지만 우리가 정성 들여 가꾸는 한 분명히 거기에 있다고 말이다. 내 마음속에는 어떤 꽃이 피어있던가, 가만히 돌아보게 되는 노래.
올해 봄에는 이 노래면 충분한 것 같다.
– 시타(말없는 라디오)
Credits
Producer 이주영
Written by 이주영
Arranged by 이주영
Nylon Guitar 이주영
Vocal Director 양하정 이수연 최규정
Recorded & Digital Edited & Mixed by 양하정 @ Tone Studio
Mastered by 김대성 @ Tone Studio
Photo & Design 이주영
Management 이미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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