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be p=”바닥없는 호수 속으로 영원히 가라앉는 것만 같은
전유동 2집 선공개 싱글 <호수>

작업이란 대개 지지부진하다. 곡을 쓰고, 노랫말을 쓰고, 이런저런 이유로 버리고, 다시 쓰고, 쓴 것 중 좋은 순간들을 모아 사운드를 입혀보고, 다시 몇 가지를 버리고, 기쁨과 슬픔을 맛보고. 그러다 어느 시점에는 물리적으로 고정되어 더 이상 어찌할 수 없는 순간을 맞는다. (우리는 그 순간을 위해 레코딩 한다. 이는 끝인 동시에 시작이다. 이제 이 곡들은 멀리 날아가 우리가 단 한 번도 마주친 적 없는 마음들과 닿으며 진정한 자신의 이야기를 쓰기 시작한다.)

곧 나올 유동의 두 번째 앨범에 담긴 이야기는 2022년 겨울의 끝자락, 춘천에서 시작된다. 한 달간 일상과 단절하고 홀로 춘천에 머무른 유동은 열 곡 남짓의 스케치를 가지고 돌아왔다. 춘천의 맑은 자연과 함께라면 보다 평온한 마음이 담긴 곡이 나오지 않을까, 내심 기대했던 나는 당황했다. 유동이 그린 스케치는 한층 어둡고 성찰적이며 날선 은유가 담긴 것들이었다. 유동은 그 스케치들에 담긴 마음을 외로움이라 표현했다.

지난 2022년 연말 발표한 선공개 싱글 <참, 맞다>에는 앨범의 가장 맑은 순간이 담겨있다. 두 번째 싱글 <호수>에 담긴 것은 낮고 둔탁하고 무거운 외로움이다. 유동이 지금까지 발표한 음악 중 가장 둔중한 사운드가 담긴 곡이기도 하다. 포스트 펑크, 포스트록이 가진 특유의 제스처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자 했다. 밀려오는 기타 트레몰로와 함께 바닥이 없는 호수 속으로 끊임없이 가라앉는 듯한 연출은 곧 발표될 앨범 전체에서도 가장 영화적인 순간 중 하나다.

작업은 능선을 갓 넘어, 끝으로 달려가고 있다. 여름의 찌는 듯한 더위가 몰려올 무렵, 우리의 작업은 발표된다. 우리가 만든, 그리고 앞으로 써 내려갈 이야기에 많은 이들이 함께 했으면 하는 바람.

— 단편선 / 오소리웍스

프로듀싱 _ 단편선 of 오소리웍스

작사, 작곡 _ 전유동
편곡 _ 단편선, 전유동

레코딩 _ 천학주@머쉬룸레코딩스튜디오, 전유동@유동네
믹싱 _ 천학주
마스터링 _ 강승희@소닉코리아마스터링스튜디오

스틸 스트링 기타 _ 전유동
일렉트릭 기타 _ 파제, 단편선
일렉트릭 베이스 _ 송현우
드럼 _ 박재준
피아노 _ 복다진
보컬, 코러스 _ 전유동

제작 총괄 _ 단편선
음원 유통 _ 더 볼트

사진 _ 전유동
이미지 편집 _ 권계현
비디오 _ 단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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