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be p=”2023 [월간 윤종신] 7월호 ‘모래’
2023 [월간 윤종신] 7월호 ‘모래’는 차분히 가라앉는 몽롱한 여름을 표현한 곡이다. 미디어가 제시하는 정형화된 여름보다는 우리가 경험하는 실재의 여름을 담고자 했으며, 여름이어서 강요되는 설렘과 청량감, 경쾌함이 있던 자리에 여름이어서 수반되는 외로움과 쓸쓸함, 아련함을 놓았다. 윤종신은 마냥 단순하지도 선명하지 않은 여름의 계절감을 표현하기 위해 서사적 맥락을 만드는 대신 이미지를 쌓는 쪽을 택했는데, 텍스트로 이미지를 그려보는 이러한 작업 방식은 이후에 OpenAI의 ‘DALL-E’를 통해 직접 커버 이미지를 제작해 보는 방향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윤종신의 여름 시티팝을(2017년 7월호 ‘Welcome Summer’, 2018년 7월호 ‘Summer Man’, 2021년 7월호 ‘아마추어’) 함께 만들어 온 송성경이 공동 작곡과 편곡으로 참여했다.
“나이가 나이다 보니 이제 여름 특유의 설렘을 주는 것들, 타는 듯한 햇볕이나 바캉스, 물놀이 같은 게 이제 별 감흥을 주지 못하네요. 여름의 계절감도 온도나 습도 같은 기후적 조건들, 이를테면 덥다 안 덥다를 가르는 날씨 감각으로 비롯되지 않고, 어떤 기분이나 생각들에서 오는 것 같기도 하고요. 저에게 여름은 이제 ‘한중간’의 의미가 더 큰데, 아무래도 한 해가 또 중반을 넘는다는 느낌을 여실해지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이제 내게 남은 여름은 몇 번일지, 지금까지 내가 또렷하게 기억하는 여름은 아마도 마흔 번이 조금 넘을 텐데 그렇다면 나는 앞으로 몇 번의 여름을 더 기억하게 될지 가만히 생각해 보는 여름입니다.”
내리쬐는 태양과 밀려드는 파도, 색색의 파라솔과 보다 또렷하게 다가오는 섬들. 윤종신은 이번 가사를 쓰는 동안 여름 하면 흔히 떠오르는 이들 이미지로부터 일부러 눈을 돌리고자 했다. 그리고 앞이 아니라 아래에 있어서 보통은 간과되는 것들, 특히나 언제나 그 자리에 있기에 보통은 하찮게 여겨지기도 하는 모래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었다. ‘모래’의 시점에서 바라보는 해변의 모습과 바람이 불어오고 물이 넘어와야지만 간신히 닿을 수 있는 모래의 마음. 그러한 상상 속에서 펼쳐지는 이미지가 오히려 요즘 그가 체감하는 여름에 가까웠다.
“올해는 만들어진 여름 이미지를 좀 피해보고 싶었어요. 많은 대중음악이 제시했고 또 많은 리스너들이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였던 여름 이미지들, 어쩐지 실제보다 더 쨍하고 조금은 과장된 듯한 그런 여름 느낌을 안 내고 싶었고, 아마도 그게 올해 저의 여름 무드인 것 같습니다. 힘 빼고 멍하니 있고 싶은 분들, 도심을 떠나지 않은 채 바다를 그저 상상만 하고 싶은 분들, 바다 근처에 왔더라도 들뜸 없이 그저 바라만 보고 싶은 분들, 나 자신이 그저 풍경 속의 하나임으로 느껴보고 싶은 분들, 그런 분들이 들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의 트랙 리스트에서 조금은 쉬어가는 여름 노래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7월호 이야기]
“설명도 설득도 하기 싫은 그저 몽롱한 여름”
Credits
Lyrics by 윤종신
Composed by 윤종신, 송성경
Arranged by 송성경
Drums 송성경
Bass 송성경
Guitars 김동민
Keyboards 송성경
Recorded by 김지현(@STUDIO89)
Mixed by 김일호(@지음스튜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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