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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해전 음악하는 후배에게 뜬금없이 전화가 왔다. CCM 쪽에서 많이 활동을 하는 편곡자인데 몇년전에 인사만 나눈 사이여서 조금 어색했다. 아니나 다를까 그는 무지 어색한 얘기를 하기 시작했다. 자기 친구 중에 작곡을 하는 사람이 있는데 이번에 쓴 곡이 부활 노래랑 분위기가 비슷하다는 것이다. 나는 순간 “그래서요?” 라고 물을 뻔 했지만 묵묵히 말을 더 들었다. 대부분 이런 말을 하는 사람들은 나보고 부활 느낌으로 노래를 불러달라고 부탁을 한다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과거의 경험으로는 그들의 생각은 대체로 ‘아니올씨다’ 였다. 내가 듣기에는 전혀 김태원형 느낌과 달랐다. 다른 것을 떠나서 곡의 수준이 썩 좋지도 않았다. 그래서 그 결과물을 마주할 때 나는 무지 어색한 기분을 느끼곤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우선 가이드로 러프하게 녹음된 작곡가의 노래에는 흔한 말로 쏘울이 있었다. 그리고 태원형 노래에 존재하는 쓸쓸함이 있었다. 무엇보다 상투적인 작곡의 틀을 거부하면서도 자연스러움을 잃지 않으려는, 거칠고 날것 같기도 하지만 섬세함을 유지하려는 창작자로서의 고집스런 기질이 느껴졌다. 나는 기본적으로 이런 사람을 좋아한다. 하여 최선을 다해서 노래를 녹음했다.

작곡가의 디렉팅은 다소 어려웠다. 그의 노래답게 논리적이거나 쉬운 말로 풀어서 하기보다 지극히 개인적이고 감성적인 언어로 나의 노래에 대한 요구사항을 말했기 때문이다. 가령 김태원형은 내가 부른 부활 9집 타이틀곡 ‘아름다운 사실’을 녹음할 때 “저 무지개 너머에 무엇이 있을까? 라고 궁금해하는 12살 소년의 감성으로 노래를 해줘” 라고 말했다. 이번 작곡가는 “노래를 듣는 사람이 완전히 무장해제된 기분을 느끼게 해주세요” 라는 말을 했다. 그렇게 녹음을 힘겹게 했다.

2021년 11월의 어느날, 고양시 한적한 곳에 위치한 콘테이너박스형 스튜디오에서 비대면 녹화를 하고 있었다. 날은 춥고 어두웠고 가로등이 몇 개 없어서 그런지 별이 보였다. 연주팀이 음향체크를 할 때 나는 밖에서 입김을 휘~~ 내보내며 힘겨운 코로나 시대를 회고하고 있었다. 그때 카톡이 왔다. 믹싱이 끝났다고 작곡가는 음원을 보냈던 것이다. 나는 곧장 녹화장으로 달려가 음향 스텝에게 “남는 해드폰 좀 빌려주세요” 라고 말했다. 어두운 주차장 앞은 더 넓어 보였다. 해드폰에서 음악이 나오자 별이 더 또렷하게 보였다. 그 음악은 나의 시신경을 활성화시켰던 것이다. 나는 어릴적 헤아렸던 오리온자리, 페가수스 자리, 북두칠성 자리 등이 그 순간 하늘에 더욱 선명하게 그려졌다. 부끄럽게도 나는 내가 부른 노래를 듣고 가슴이 뛰었던 것이다. “그래… 음악은 이래야돼…..”

나는 부활에 들어갈 때 태원형한테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나는 부활에서 노래하는 동안 명곡을 하나 남기고 싶어요형.” 음악을 하는 내내 나의 생각은 변함이 없었다. 그 순수함과 일관됨을 같이 공유하는 사람을 만난 것 같은 그런 음악, “잘가 안녕”… 나는 이 곡을 그렇게 규정하고 싶다.

-최대기글
앞으로 10여곡이 한달 간격을 두고 싱글로 나갈 계획인데 대부분 2014년에 쓴 곡들이 많다.
그즈음 “잘가안녕”을 썼고 편곡까지 끝냈지만 직접 부르려는 무모함이 긴 시간으로 이어진 고단하고 힘든 시기였다. 늦게나마 완성되고 발표하게 되니 기쁘고 감사한 분들이 많다.
예쁜 표지 그려주신 Kath 권민지 작가님, 촬영을 위해 추운겨울 거리 곳곳을 누비며 감성을 담아 준 송민한 작가, 음악과 잘 붙도록 드라마틱한 영상편집 해 준 김승록감독, 화려한 연주 정장민님 유웅열님, 탁월한 해석력과 감성으로 노래 불러주신 정단형, 모든 과정을 세심하고 아름답게 편곡해 주신 고동훈님 모두 고개숙여 감사드립니다.

■ 크레딧

Composed & Lyrics by 최대기
Vocal by 정단
Arranged by 고동훈

Drum Programming by 고동훈
Piano by 고동훈
Bass by 정장민
Guitar by 유웅열 of 못(MOT)
Organ by 고동훈
Recorded & Mixed by 고동훈

MV Photographie by 송민한@52G STUDIO
MV by 김승록@BARA FILM

Cover Design by @Kath(권민지)

펼치기” a=”아홀로틀 Vol. 2″ y=”iDJivu2QjfQ” b=”아홀로틀 (Axolotl)” c=”잘가안녕 (Vocal. 정단)|잘가안녕 (Inst.)” d=”오감엔터테인먼트” e=”2023.11.13″ f=”발라드” g=”11363363″ t=”0″ i=”aholroteul-axolotl” j=”아홀로틀 (Axolotl)” k=”aholroteul-axolotl” l=”ogamenteoteinmeonteu” m=”balradeu” n=”1|” o=”aholroteul-axolotl” 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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