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ube p=”오래 전 선셋크루즈의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 ‘음악’이라는 단어를 떠올렸다. ‘내가 흥얼거리던 건 그저 노래였구나’ 하는 생각과 동시에 ‘아, 이런 게 음악이야?’ 라는 생각이 들며 그제야 문자로는 잘 이해되지 않았던 음악 예술이란 게, 몸을 타고 가슴에 전달되는 감각을 느꼈다. 쉽게 말해 그녀의 목소리가 빚어낸 음악에 감동했다.

줄곧 노랫말에 담긴 의미만을 우선 하던 내가 가만히 그녀가 이끄는 대로, 선율에 몸을 맡기고 귀를 기울이던 그 순간이 아직도 기억 속에 선연하게 남아 있다. 잔상이 쉬이 사라지지 않아서일까. 앨범 소식을 부러 알리지 않는 그녀의 이름을 시시때때로 검색 창에 옮겨보고 새 음반을 발견할 때마다 홀로 기뻐했다.

그런 그녀가 이번 앨범을 발매하기 전, 손수 다섯 편의 서정시를 건네주었다. 무려 감상을 글로 기록해줄 수 있겠느냐는 제안과 함께. 트랙 안에는 사랑하는 누군가에게 전하지 못한 마음과 가슴 언저리를 간지럽히는 고백, 영원한 사랑의 다짐 같은 것이 녹아 있었다. 듣는 내내 음악 하는 이에게는 여러 개의 자아가 존재하는 걸까 궁금했다. <사랑이 분명해요>를 들을 땐 손끝까지 찌릿하도록 달곰한 사랑의 충만함을 누렸고, <26.>을 들을 땐 지난 사랑의 안타까움이 전이돼 입 속이 아릿했다. 어쩌면 내 지난 날의 감각이 깨어난 것일지도.

그 무엇보다 반가운 건 선셋크루즈의 음악이 여전하다는 사실이었다. 선율, 박자, 노랫말 같은 요소를 나누어 감상하기 앞서 가슴을 울리는 무언가가 커다란 진폭을 만들어냈다. 그 때문에 시시때때로 어깨를 움츠리거나, 한쪽 눈을 찡그리고, 가슴을 움켜쥐게 됐다. 분명 그녀의 음악에는 귀로 듣거나 머리로 이해하는 것을 넘어 온 몸으로 감정을 대면하게 하는 힘이 있다.

그러니까 조금 더 활발하게 너의 음악을 들려달라는 여전한 응원을 보내고 싶다. 누군가를 사랑할 때 우리 내부에서 일어나는 미묘하고, 당황스럽고, 때로는 벅차오르던 그 감정을 고스란히 전해주는 이번 앨범이 부디 더 많은 사람에게 닿기를. 이 감격스러운 울림을 보다 많은 이들과 나누고 싶다.

글: 윤미진 작가

CREDITS

작곡, 작사, 편곡: SunsetCruz
Mixing & Mastering: SunsetCruz

1. 사랑이 분명해요

Piano: 강현경
Guitars: 연태희
Bass: 이용규
Drums: 양정훈

2. At Least Forever

Piano: SunsetCruz
Strings: SunsetCruz
Guitars: 연태희
Bass: SunsetCruz
Drums Programming: SunsetCruz

3. 26.

Piano: SunsetCruz

4. 서정시 (Feat. 권태완)

Piano: SunsetCruz
Strings & Harp: SunsetCruz
Bass: 이용규
Guitars: 연태희
Drums: 양정훈

5. Under Your Wings (Feat. 이철규)

Piano: SunsetCruz
Orchestration & Programming: SunsetCruz

펼치기” a=”서정시” y=”HDs4zU5PAHA” b=”SunsetCruz (선셋크루즈)” c=”사랑이 분명해요|At Least Forever|26.|서정시 (Feat. 권태완)|Under Your Wings (Feat. 이철규)” d=”퍼플파인 엔터테인먼트” e=”2023.04.01″ f=”R&B/Soul|인디음악” g=”11215286″ t=”0|3″ i=”sunsetcruz-seonseskeurujeu” j=”SunsetCruz (선셋크루즈)” k=”sunsetcruz-seonseskeurujeu” l=”peopeulpain-enteoteinmeonteu” m=”rb-soul|indieumag” n=”1|1|1|1|1″ o=”sunsetcruz-seonseskeurujeu” 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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